[글또] ISFJ가 말해주는 커피챗 A to Z
들어가기 전에
글또 8기를 마무리하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지나쳐버린 수많은 커피챗이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커피챗을 통해 만날 수 있던 많은 인연들과 그 만남으로 듣고 배울 수 있던 모든 것들이다. 그때의 나는 "내가 저년 차인데 커피챗에 가서 할 말이 있을까?" "괜히 가서 오신 분들에게 도움 되는 말도 못 하고 듣고만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섣불리 참여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단순히 글을 쓰고 인증하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정말 함께 자라는 커뮤니티여서 고마웠던 글또 8기 활동이 끝이 났다. 되돌아보면 수많은 커피챗의 기회가 있었지만 참여하지 못했고 좋은 스터디들도 늦게 발견하거나 시간이 안 맞아서 하지 못했어서 아쉽기도 하고 좋은 글들 쓰고 싶은 욕심만 많았던 것 같지만 분명히 나에게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글또 8기 회고 글> 중
그래서 이번 10기에서는 기필코 많은 분들을 만나겠다 다짐했다. 나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잘" 성장하는 것, 그중에서도 어떻게 방향성을 잡아야 꽤 괜찮은 3년 차로 성장하느냐였는데 그래서 연차 별로 다양한 분들을 만나 각각 다른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주제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경험을 나누며 인사이트를 얻고, 그냥 지나치는 사이가 아니라 글또가 끝난 후에 먼발치에서라도 응원할 수 있는 사이가 되어보고 싶었다.
ISFJ는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무례하지 않게 나의 진정성을 담아 커피챗을 요청할 수 있을까? 타인에게 티끌만큼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성격을 가진 자로서, 그들의 시간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첫 번째. 커피챗 목표 설정하기
우선 나부터 커피챗을 하고자 하는 목표를 제대로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성장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있다. 하지만 커피챗을 통해 상담을 받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공통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거나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혹시 내가 고민에 매몰되어 정작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성장 방향성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궁금하면서도 개발자라면 한번쯤 고민해 봤을 주제들을 적어보았다. 이 주제들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고민을 통해 각자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으면서 함께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 현재 관심있는 주제
1-1. 관심있는 주제 관련 노력하는 것들 (혹은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술 스택을 더 잘 다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들)
2. 시간 관리 방법
3. 자신을 알리려고 시도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3-1. 커뮤니티 혹은 SNS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3-2. 개발자도 자신을 알려야 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4. 성장 방향성에 대한 생각
4-1. 내가 지금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성장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4-2. 만약, 회사에서 문제 해결을 고민하기 쉽지 않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때 어떤 시도를 해볼 것 같으신가요?
5. 경력이 쌓이면서 개발, 회사, 기술, 같이 일하는 동료들 등에 대해 변화된 생각이 있으신가요?
6. 앞으로의 계획
두 번째. 커피챗 대상 찾기
나는 글또 커뮤니티의 특성을 활용해서 그동안 잘 알지 못했지만 배우고 싶은 면들이 있는 분들을 찾아다녔다. 글또에는 여러 채널이 있는데 처음 참여할 때 반드시 남겨야 하는 자기소개 채널에 가서 글을 읽다 보면 각자의 특징을 나타내는 키워드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이후에 관심 있는 분의 이름을 검색해서 제출하신 글들을 읽거나, 깃허브나 SNS를 통해 하고 계신 활동들을 보면 "아, 이분은 꼭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대상자가 정한 후에는, 한 분 한 분마다 특별히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나 그분의 경험 중에 인상 깊었던 것들을 기록해 놓으면서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적었다.
참고로 이 구간에서 "O년 차"로 대상자를 찾기 어려움을 느꼈고,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경력보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메시지를 보냈다.
세 번째. 거절당할 용기 가지기
언젠가 콜드메일과 비슷하게 지원하고 싶거나 관심 있는 회사에 재직 중인 분에게 메시지로 연락을 해 조언을 얻거나 구직 기회를 찾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무 연결고리가 없던 상대방이 반드시 나에게 회신을 준다는 보장이 있을까?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커피챗을 요청할 때도 거절당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직장에서 메일을 쓰는 목적은 다양하지만,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이면 메일을 통해 조직 외부 사람에게 새로운 제안을 하거나 협업을 요청하는 경우가 더욱 빈번해져요. 이렇게 낯선 사람 혹은 조직에 처음으로 보내는 메일을 ‘콜드메일’이라 부르는데요.
아직 따뜻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서로 만난 적 없는 차가운(cold) 관계에서 보낸 메일이란 뜻입니다.
출처 : 응답률 UP! 답장을 부르는 콜드메일 작성법
하지만 콜드메일에서도 응답률을 높이는 작성법을 알려주듯이, 커피챗을 요청할 때도 최대한 나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게 써보면 어떨까? 객관적으로 응답률이 높은 방법은 아니지만, 나는 아래와 같은 구조로 메시지를 보냈고 딱 한 분에게 답장을 얻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원하던 분들과 모두 커피챗을 할 수 있었다.
- 간단한 자기소개
- 도메인 | 기술스택 | 나를 더 알 수 있는 글 링크 첨부
- 커피챗을 하고자 하는 목적
- 커피챗 때 나누고 싶은 주제
- 상대방과 특별하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
- 원하는 커피챗 수단 (온라인 | 오프라인)
- 마무리 멘트
예시)
안녕하세요 OO님!
저는 OOO 채널에서 활동하고 있는 O년차 개발자 OOO입니다.
도메인 : OO
기술 스택 : Java, Spring 등
삶의 지도(링크)
제가 글또가 끝나기 전에 다양한 연차의 개발자 분들과 1대 1로 커피챗 하면서 인사이트를 얻고 성장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나누려고 하는데요! 가장 처음으로 OO님과 커피챗을 할 수 있을지 여쭤보려고 디엠을 드렸어요!
나누고 싶은 주제는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 주제 --
그런데 특히나 OO님과 이야기 나누고 싶었던 것은 “나를 알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다 OO님 글을 보게 되었는데 SNS 활동을 많이 하시고 커피챗도 많이 하시더라고요! --생략 -- 그런데 아직까지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데 OO님께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것 같아서 이 주제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신지, 조언을 얻을 순 없을지 등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OOO 한 이유로 커피챗을 하게 된다면 온라인(구글 미트 등)으로 진행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되어요!
혹시나 부담되신다면 편하게 거절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네 번째. 실행하기
이제부터는 실행에 옮길 차례이다. 이 구간은 정말 간단하다. 상대방이 읽었을 때 무례하게 느껴지지 않으면서, 거절에 대한 부담이 없게 보내기 위해 미리 메시지를 여러 번 읽어보고 괜찮다면 바로 연락을 보내보자. 선택은 상대방의 몫이다.
다섯 번째. 나의 커피챗 이야기
앞선 여러 노력 끝에 한 나의 커피챗은 어땠을까? 실제로 만나면 어떤 얘기를 할지, 커피챗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다는 게 무엇인지 궁금했다면 아래의 글로 확인해 주기를 바란다. 기억력이 좋지 않다면 좋은 기억이 사라지지 않기 전에 나처럼 기록을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번외 이야기로, 글을 남길 때 실명을 쓸까, 이니셜을 쓸까 고민하다가 귀엽게 동물 이름을 쓰기로 했다. 동물은 ChatGPT가 이름을 보고 정해줬다. 따봉 GPT야, 고마워!
🦊 여우님
[Talking points]
-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파고들기 위해 하고 있는 노력
- 많은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 (모임을 통해 얻으시는 것)
- 커피챗 요청 시에 전달해야 할 것
- 커피챗 후에 얻은 것들을 문서로 정리하는 방법
-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것들
여우님과 실제로 만난 적은 단 한 번뿐이지만 온라인상에서 몇 차례 짧은 교류가 있었던 분이다. 항상 글또 내에서 큰 역할을 하시고 영향력을 끼치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커피챗을 하기 전에 먼저 만나 뵙고 여러 이야기도 듣고, 커피챗에 대한 조언을 얻고 싶었다.
여우님은 1인 개발자로 프로덕트 기획부터 개발, 출시 그리고 그 이후의 운영까지 모두 책임지고 계신다. 나는 영상 번역가로 활동할 때 짧게나마 프리랜서 생활을 경험해봐서, 자유로운 상황에서 규칙적으로 루틴을 세우고 해야 할 일들을 꾸준히 해나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다. 그런데 여우님은 글또를 포함해 여러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앱과 웹 서비스를 출시하시고 계셨고,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존경스러웠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실 나는 유저들과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지만, B2B 솔루션을 개발하기 때문에 그런 갈증을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게 생각났다. 그동안 짧은 경험으로 끝나는 사이드 프로젝트만 하면서 많이 아쉬웠기도 했다. 그래서 여우님의 라이브 코딩에 참여하면서 "나도 앱 개발에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는데, 마침 인프런에서 진행하는 1인 개발 강의들을 발견해서 요즘은 코배투님의 강의를 들으며 나의 영역을 넓혀가는 학습을 하게 되었다. 여우님과의 대화가 없었다면 하고만 싶은 마음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을 텐데 최근에 더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이외에도 커피챗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 커피챗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들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셔서 다른 분들께 커피챗을 요청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 질문으로, "제 이야기를 듣고 조언 한 마디만 해주실 수 있나요?" 하고 물었는데 잠시 고민하시더니 "소라님이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내가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후로 마음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많았지만 작은 것에서라도 좋은 점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아직도 명확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여우님의 조언은 늘 내 마음 속에 지니고 있는 말이 되었다.
🐿️ 다람쥐님
[Talking points]
- SNS로 나를 알리는 방법 (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이유)
- 블로그 관리 방법
- 시간 관리 방법
- 성장 방향성 고민 (이직을 위해 하고 있는 노력)
다람쥐님은 여러 번 큐레이션에 선정될 정도로 성장하는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다양한 커피챗으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다. 블로그 글을 한번 보고 계속 다음 글들을 읽고 있었는데 우연히도 글또 소모임 채널에서 짧게 인사를 나누게 되었었다. 아쉽게도 만나 뵙지는 못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보기 위해 커피챗을 요청드렸다.
비슷한 연차에,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보니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SNS 활동을 통해 다양한 개발자 분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들은 이야기들 중 일부를 내게도 전해주셨다. 가고싶은 회사에 대해 고민할 때 막연하게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몸소 느낄 수 있으면서도 일상 속에서 도움이 되고 싶고, 또 개발 문화가 잘 형성되어 있는 회사"라고만 생각했는데, 다람쥐님은 어떤 기업의 형태를 항목별로 비교해 보고 나에게 더 맞는 환경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해주셔서 더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원하는 회사를 가기 위해 단계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말씀해 주셔서 요즘같이 취업, 이직이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여우님과 커피챗을 했을 때도 그렇고 다람쥐님도 선물을 챙겨오셨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나도 다음에 만나 뵙는 분들을 위해서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해 가게 됐다. 이렇게 하나씩 배워간다.
🐺 늑대님
[Talking points]
- 동아리 및 외부 활동에 대한 생각
- 이직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셨던 점
- 시간 관리 방법
- B2B -> B2C로 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늑대님은 동아리 활동을 많이 하시고 직전 회사에서 B2B였던 제품을 B2C로 전환하는 등 여러 다양한 경험을 쌓으신 후 최근에 이직을 하신 분이다. 아무래도 요즘에는 개발자들의 성장을 돕는 다양한 외부 활동들이 많은데 늑대님의 경험이 궁금했고, B2C로의 전환 과정 중에 어떤 점을 고민하셨는지 더 알고 싶었다.
특히 늑대님은 내가 관심있는 회사에 재직하고 계셔서 같은 도메인이지만 어떤 점이 다른지 들을 수 있어 더 흥미로웠다. 저녁 식사를 먼저 했는데, 그 장소에 늑대님 회사 제품이 있어서 신기했고 이렇게 실생활에서 마주하는 경험이 뿌듯하실 것 같아 부럽기도 했다. 나도 얼른 그런 개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생겼다. 아무래도 같은 도메인의 분들을 만나면 더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팀원이나 상사를 설득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나는 아직 본격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어색해서 "우리 제품에 ~한 걸 도입해 봤으면 좋겠어요. ~하고 좋지 않을까요?"하고 넌지시 얘기하는 편인데, 피드백은 긍정적이더라도 제대로 된 검토 없이 흐지부지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 반면 늑대님은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명확히 짚고, 해결 방법과 기대 효과를 문서 자료로 준비해서 발표하면서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득하셨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아직 내가 그만큼 팀 내에 충분한 신뢰감을 주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 주저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는 늑대님같이 적극적으로 설득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도전해 봐야겠다.
이외에도 동아리 추천, B2C 서비스에서 신경 써야 하는 것들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토끼님
- 말을 조리 있게 잘할 수 있는 방법
- 다양한 독서모임을 참여하시는 이유
- 요즘 읽으시는 책과 그를 통해 얻은 생각
- 시간 관리 방법
토끼님은 글또 단체 모임에서 한 번 뵈었던 분이다. 그 모임에서 말을 조리 있게 잘하시고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글또가 끝나기 전에 꼭 뵙고 싶었다. 완벽한 타인이었던 사람 중 내가 쉽게 드러내지 못한 슬픔을 알고있는 몇 안되는 분들 중 한 분이시기도 했다.
이 만남은 내게 있어서 정말 특이한 경험이었다. "토끼님은 어떻게 그렇게 말을 조리있게 잘하세요?"라고 물으면, 토끼님은 오히려 "소라님은 왜 그게 알고 싶으셨을까요? 고민되는 게 있으신가요?"라고 되물으셨다. 덕분에 나는 내가 근본적으로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고 토끼님의 대답을 통해 어떤 것을 얻고 싶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제가 소라님의 고민에 맞게 최대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답변을 드리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시는데 내가 드리는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어 하시는 모습에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나는 말을 할 때 내 생각을 정리해서 전달하기 위함도 있지만, 타인의 기분을 배려하기 위해 더 말을 고르곤 하는데 그게 눈에 띄었는지 토끼님이 "소라님 주변에 소라님을 수용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씀하셨다. 그 순간 누군가 머릿 속에 떠오르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울컥해졌다. 나에게 위로가 되는 말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이런 정서적인 이야기 외에도 토끼님은 내 고민을 끝없이 들어주시면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어떤 일들을 해볼 수 있을지 여러 가지 제안해 주셨다. 덕분에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좋았던 책을 추천해 주셨는데,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주변 지인들에게 바로 실행하시고, 나에게도 그렇게 해주셔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추가로 만나기 직전에 지금 보고 있는 영상이라고 하시면서 링크를 보내주셨는데, 그 영상 속에 시간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시간은 흐르기 때문에 우리가 "관리"한다고 할 수 없지만, 그 시간을 잘 쓰기 위해 "에너지를 관리할 수는 있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귀한 약속들을 놓칠 수가 없어 모두 참여했지만, 사실 계속 몸이 안 좋아서 갔다 오고 나서 약을 먹고 끙끙 앓은 적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더더욱 해야 할 일들을 다 해내지 못했는데, 결국 내 욕심만큼 무언가를 하려면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는 내 에너지를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부엉이님
- 세상에 기여하는 방법
- 기록을 잘할 수 있는 방법
- 공통 관심사 : 차(tea)
- 여러 발표를 하게 된 계기
자기소개 글들 중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계시고, 블로그 글에 다양한 경험들을 남기셔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분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활동 안 하시는 걸 뒤늦게 알아 내 메시지를 보셨는지 안 보셨는지조차 확인할 수가 없었다.
만나지 않았는데 왜 경험에 넣었느냐 하면, 결국 내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들이 내가 잘하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이라 기록용으로 남기기 위해서이다. 토끼님을 만났을 때 들은 질문들처럼 저 질문을 하게 만들었던 내 근본적인 고민과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어떤 것들을 더 할 수 있을지 스스로 생각해 보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정리
내 커피챗 경험을 글로 남기려고 하다 보니 "커피챗이라면서 왜 이렇게까지 고민했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을 것 같아 내 MBTI인 ISFJ를 글 제목에 넣게 되었다. 이 글에 기록한 만남들 외에도 커피챗 후기에 남긴 원데이 하키 클래스 모임, 인천 글또 모임, 배구 경기 모임, 브런치챗들이 있지만 일대일이 아니라 넣지 않았다. 글또에 소속되었다는 이유로 생각지도 못했던 만남들을 가질 수 있어서 모두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일면식도 없던 나를 위해 시간을 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성장하려고 한다. 혹시 나와 같이 커피챗을 하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 분들에게 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