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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회고

[AWSKRUG WOMEN IN CLOUD] 여성 엔지니어 커리어 밋업에서 얻은 네 가지 질문

by soro.k 2026. 8. 2.

 

 

들어가기 전에

어느덧 이직한 지 1개월 반이 되어간다.

 

운이 좋게 이직에는 성공했지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최종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며 우울감에 빠져보기도 했고,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AI 소식 속에서 '나라는 사람이 시장 안에서 가진 경쟁력이 있기는 한 걸까?' 하는 생각도 자주 들었다. 

 

4년 차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한다면, 나는 개발이 맞지 않는 사람인 걸까. 그만두는 게 맞는 걸까.

 

그 시기를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이전보다 셀프 브랜딩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회사가 아닌 개인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사람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것을 꾸준히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AWSKRUG Women In Cloud에서 '여성 엔지니어를 위한 커리어 결정의 기준'이라는 주제로 모임을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일 것 같아 고민하지 않고 신청했다.

 

AWSKRUG Women In Cloud
AWS나 클라우드 업계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엔지니어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티이다.

 

 

 

퇴근 후 도착한 역삼 센터필드. 조금 신기했던 건 공간의 분위기였다. 이쪽을 둘러봐도 여자, 저쪽을 둘러봐도 여자. 평소 개발자 모임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풍경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히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라이트닝 토크 - 안다혜 님

 

 

첫 번째 순서는 안다혜 님의 라이트닝 토크였다.

 

6년 전에는 2차 면접이 무서워 지원조차 하지 못했던 분이지만, 지금은 여러 기업으로부터 오퍼를 받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계셨다. 블로그를 꾸준히 쓰고, 스터디를 운영하고, 청중에서 발표자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으면서 커리어는 거창한 한 번의 선택보다 작은 전환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구나 싶었다.

 

1. 일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

- 성장
- 의미
- 재미
- 인간관계
- 돈
- 워라밸

 

다혜 님은 이 여섯 가지 중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를 선택해 보라고 하셨다. 나는 성장과 의미를 골랐다. 재미가 조금 없어도 성장할 수 있다면 괜찮다. 워라밸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내가 투자한 시간이 결국 내 커리어에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는다면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직한 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챗지피티와 함께 하반기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 지금 회사에서 사용하는 아키텍처와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동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실제 업무를 하다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것들을 실제 서비스에서 경험하면서 호기심이 생겼고, 그 호기심이 다시 재미가 되었다.

 

결국 내가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은 성장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그 성장이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많이 아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투자한 시간과 경험이 다음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을 때 의미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회사를 선택하거나 커리어를 고민하는 순간에도 이 두 가지 기준은 계속 붙잡고 가야겠다.

 

 

2. 전환의 경험

1. <블로그> 블로그를 꾸준히 쓰며 나를 드러낸 것
2. <스터디> 스터디 참여자에서 운영자가 된 것
3. <발표> 청중에서 발표자가 된 것

 

다혜님은 커리어에서 있었던 전환들을 이야기해 주셨다. 나 역시 몇 년째 블로그를 쓰고 있고, 스터디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누군가에게 블로그 글 링크를 보내는 일은 괜히 긴장된다. 독서모임에서 발제문 하나를 작성하면서도 '이 질문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너무 지루하지는 않을까?'를 고민했었다. 그래서 그런 내가 발표를 한다는 건 아직도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블로그도 처음에는 어려웠고, 스터디도 처음에는 낯설었다. 처음이라는 이유로 망설였던 것들이 어느새 자연스러워졌듯, 발표도 언젠가는 그런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다혜님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액션 아이템도 함께 이야기해 주셨다.

1. 블로그에 글 쓰고 링크드인에 공유하기
2. 스터디 1개 만들기
3. 발표 신청하기

 

아직은 모두 자신 있는 일은 아니다. 그래도 적어도 오늘 이 글을 쓰고, 블로그 글쓰기 모임에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려고 한다.

 

 

세션 - 김나이 님

 

<여성 엔지니어를 위한 커리어 결정의 기준>
나만의 일로 자립의 시작을 돕는 커리어 엑셀러레이터 김나이

 

메인 세션은 『누구나 혼자 서는 순간이 온다』의 저자이자 커리어 엑셀러레이터 김나이 님의 시간이었다. 커리어 엑셀러레이터, 굉장히 생소한 직업이다.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커리어를 함께 고민해 온 분이라는 소개를 듣는 순간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더 기대가 되었다.

 

강연에서 가장 오래 남았던 주제들에 나의 생각을 남겨본다.

 

 

1. 커리어를 투자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1년 후의 나는 어떻게 달라질까?" 

 

개발을 시작한 이후부터 매년 나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해왔다. 매년 계획을 세우는 이유도 결국 내 시간을 커리어 자산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엔지니어도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고, 시장을 이해하고, 회사의 경쟁력을 살펴볼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시야가 조금 넓어졌다. 내 커리어를 투자라고 생각한다면, 회사 역시 투자 대상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2. AI 시대에서 나의 무기

AI가 나를 증강시키려면 내 무기가 정확히 있어야 할 텐데 그 무기를 갖고 계신가요?

 

최근 면접에서도 AI 시대의 개발자의 경쟁력에 대한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그리고 얼마 전 회식 자리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AI에게 대체될 것 같아서 무섭지는 않나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 자리가 AI로 대체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AI 트렌드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데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무섭기는 합니다."

 

사실 나는 빠른 시일 내에 AI가 개발자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실제로 일을 하다 보면 기획서에는 없던 요구사항이 생기기도 하고, 같은 기능이라도 더 나은 방향을 제안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개발은 결국 사람과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라 아직은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영역도 분명히 있다고 느낀다.

 

다만 AI가 만들어 준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내 실력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경계심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 같다. AI는 좋은 도구이지만, 결국 나만의 무기가 있어야 AI도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말이 참 공감됐다.

 

🔗 최근에 읽었던 글
AI는 저에게 코드는 써주었지만, 저의 언어로 만들어주지는 못했습니다

 

 

 

3.  선택받기만 기다리지 않기

출처 : Inspirational Quotes

 

강연에서는 먼저 연락하고, 먼저 제안하고, 먼저 가치를 보여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라이트닝 토크에서도 실제로 콜드메일 하나로 없던 기회를 만들어낸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늘 '아직은 내가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이유로 한 발 물러서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실천하기 어렵지만,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사람을 넘어 먼저 기회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4. 손절매와 기회비용

출처 : https://www.ebc.com/kr/forex/184126.html

이 일을 언제까지 해볼 것인가? 어떤 상황일 때 멈출 것인가?
내가 잃고 있는 기회비용이 무엇인가?
내가 회사에서 월급 외에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번 이직 전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정말 원래 전공으로 돌아갈까 고민했고 실제로 면접도 보고 합격까지 했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다시 개발을 선택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환경에서 처음 해보는 일들을 경험하면서 가끔 그때 그만뒀다면 이런 재미는 느끼지 못했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개발에 들인 시간만 생각하며 계속하는 것은 결국 매몰비용에 붙잡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재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이 일을 통해 가져갈 수 있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오래 버티는 것이 답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는 언제까지 도전해 볼 것인지, 어떤 상황이 되면 멈출 것인지에 대한 나만의 손절매 기준도 함께 만들어가야겠다.

 

 

마무리

 

이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졌지만, 모든 내용을 다 적지는 못했다. 오늘은 오히려 답보다 질문을 얻어왔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1. 나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2. 나는 어떤 기준으로 회사를 선택할 것인가?
3. AI 시대에 나만의 무기는 무엇인가?
4. 지금 내가 쌓고 있는 경험은 커리어 자산이 되고 있는가?

 

이 질문들은 답장 답을 내리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하면서, 성장하면서 반복해서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들일 것이다. 

 

행사 중간중간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 7년 차든 이제 막 일을 시작한 6개월 차든 모두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와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번 모임을 통해 내 커리어의 정답을 알게 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어떤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지는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회사에 속한 내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은 어떤 경쟁력을 가진 사람인지. 그 답을 쉽게 찾을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고 배우면서 조금씩 만들어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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